재규어 E-타입 GTO로 본 디자인 헤리티지의 가치

"ECD가 재해석한 재규어 E-타입 GTO 레스토모드. 시리즈 I의 디자인에 V12 퍼포먼스를 결합했다."

2025년 ECD 오토모티브 디자인은 '재규어 E-타입 GTO'라는 오픈탑 그랜드 투어러 레스토모드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 차는 E-타입 시리즈 1~3의 장점을 한데 모아 시리즈 I 보디와 시리즈 II 섀시, 개량된 시리즈 III V12 엔진까지 조합했습니다. ECD 공동 창업자 스콧 월러스는 이 차를 "존재하지 않았지만 항상 있었어야 할 재규어 GTO"라고 평했을 정도로, 1960년대 E-타입의 정통성을 현대적으로 훌륭히 계승했습니다.

[1] 2025 ECD 오토모티브 디자인 재규어 E 타입 GTO

 

"재규어 Type 00 콘셉트. 미래 지향적 디자인으로 재규어의 새로운 노선을 상징한다."

반면 재규어는 최근 '타입 00'이라는 전기차 콘셉트를 통해 과거 디자인 유산과 단절된 독자적 노선을 천명했습니다. 핑크색 쿠페 실루엣으로 등장한 타입 00은 기존 재규어의 우아한 곡선미 대신 각진 형태를 보여주며, 파격적인 '풍부한 모더니즘(Exuberant Modernism)' 디자인 철학을 내세웠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89년 전통의 재규어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고, 아이코닉한 E-타입의 흔적이 사라진 스타일에 많은 팬들이 혼란과 실망을 표했습니다. 그 결과 재규어의 브랜드 정체성은 전동화 전환 속에서 오히려 흐릿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 재규어 타입 00 컨셉트카

자동차 브랜드에서 오랜 디자인 유산을 계승하는 일은 단순한 향수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의 디자인 언어는 그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 자산입니다. 예를 들어 재규어 E-타입은 역대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중 하나로 손꼽히며, 재규어라는 이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헤리티지를 신차에 반영하면 기존 팬들에게 친숙함과 신뢰감을 주고, 새로운 세대에게도 브랜드의 전통과 독창성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유산을 무시하면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충성도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3] 재규어 E-타입과 타입 00의 측면

결국 자동차 팬들은 브랜드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주체에게 더욱 큰 호응을 보입니다.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는 ECD와 같은 기업은 마니아들의 갈증을 해소하며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ECD의 E-타입 GTO는 약 62만 달러(한화 8억 원)에 달하는 두 번째 주문까지 성사되었는데, 전통 디자인에 대한 애호가들의 수요를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반면 재규어처럼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고유의 디자인 DNA를 살리지 않으면 기존 팬들의 충성도가 흔들리고 브랜드 팬덤이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혁신과 정통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브랜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본입니다.